재스민 혁명 촉구 중국계 호주 소설가 광저우서 의문의 실종
입력 2011-03-30 18:04
중국계 호주 소설가로 중국에서 인기 있는 정치 블로거인 양헝쥔(46)씨가 중국 광저우의 한 공항에서 미행당하고 있다고 알린 뒤 실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인권운동가들과 양씨 친구들은 중국 내 ‘재스민 혁명’을 촉구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익명으로 뜬 뒤 당국이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기 시작한 것과 양씨의 실종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주장한다고 WSJ는 전했다.
양씨는 후베이성 출신으로 푸단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2003년 호주로 이민가기 전에는 중국 외교부에서 일했다. 지금은 스파이 소설을 쓰는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중국 포털 사이트가 운영하는 블로그 등 10여개 블로그에 중국에 비판적인 글을 기고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와 호주 시드니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그는 지난 27일 저녁 광저우에 사는 누이와의 짧은 통화에서 “옛 친구들과 장시간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에 있는 UTS대학교에서 양씨의 박사과정을 지도한 펑충이 교수는 이에 대해 “양씨가 말한 ‘옛 친구들’은 중국 비밀 공안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그가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블로그를 관리하는 사람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양씨의 실종 소식을 알리면서 “양씨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광저우의 바이윈 공항에서 3명으로부터 미행당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주재 호주 총영사는 “양씨의 소재와 안위 여부를 긴급히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시 영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다음달로 예정된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의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 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망했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