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카다피 축출’ 외교·군사 양면작전

입력 2011-03-31 00:30

국제사회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축출을 위한 외교적 해법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국적군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하며 카다피에게 퇴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리비아 연락그룹’ 설치=2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40여명의 서방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는 ‘리비아 연락그룹’ 설치에 합의했다. 연락그룹은 유엔,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 등과 협력해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서 정치적 방향을 조율하고 리비아 지원 등을 모색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조만간 카타르에서 첫 회의가 열리고 이후에는 참가국들이 돌아가며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대표들은 이날 회의 이후 낸 의장성명을 통해 “카다피 정권이 완전히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게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리비아 국민들이 그들의 미래를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참가자 중 누구도 리비아 정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다피를 몰아내고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서도록 돕겠지만 그 이상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방 국가 개입을 꺼리는 아프리카 국가의 반발을 흡수하고 한목소리로 카다피를 압박하려는 의도다.

반정부 세력이 주도하는 국가위원회 대표 격인 마흐무드 지부릴은 회의 전에 각국 대표를 만나 “카다피를 몰아낸 뒤 자유롭고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우간다가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카다피 망명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우간다 대통령 대변인 타메일 미룬디는 30일 “망명 희망자를 받아들이는 건 우간다의 정책이다. 카다피가 원한다면 우간다에서 살도록 허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적 압박 계속=이날 회의에서는 유엔 결의안이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군사력을 동원한 카다피 압박도 지속하기로 했다. 사실상 카다피가 퇴진할 때까지 군사 개입을 계속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미 해군은 지난 28일 밤 미스라타 항구에서 상선을 공격하던 리비아 해안경비대 함정 등 다수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또 29일 아침까지 트리폴리 미사일 저장시설에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군의 반격도 거세다. 한때 시르테 점령을 목전에 뒀던 반정부 세력은 정부군의 화력에 밀리며 서쪽으로 물러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은 이날 석유시설이 많은 라스 라누프를 내주고 브레가까지 밀려났다. 반정부 세력은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이 있으면 금방 시르테까지 갈 수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