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인 원로목사, “요즘 목회자들 윤리의식 추락… 섬김의 孝 정신으로 되살려야”

입력 2011-03-30 17:40


“최근 한국교회에 나타나는 문제들은 목회자의 윤리의식이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게 아니라 섬기고 자신의 생명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오셨거든요. 그런데 예수님을 따른다는 사람들이 남을 섬기려 하지 않고 서로 잘못됐다고 헐뜯기만 해요.”

2000년 서울 창동 도원교회를 은퇴한 한태인(81·사진) 원로목사는 ‘효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전국을 누비며 효를 강조하는 것은 인간됨의 근본이 부모 섬김, 즉 효에 있다는 것이다.

“효의 뿌리는 성경입니다. 이혼, 자살, 범죄 등 오늘날 가정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물론이고 교회 은퇴목사와 후임목사가 싸우는 것도 이런 기본적인 의식이 흐려졌기 때문입니다. 즉 하나님의 집인 교회조차 어른을 어른으로 모시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 목사가 전국 교회와 학교, 기관 등을 다니며 효를 강의하는 것은 한국전쟁으로 부모와 생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관련돼 있다. “함경남도 정평군이 고향입니다. 해방 이후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당이 너무 싫었어요. 그러던 차에 전쟁이 터졌어요. 부모님과 두 동생에게 인사도 못하고 혼자 월남했어요. 그 죄책감 때문에 평생 효를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고아 같이 홀로 떨어진 그는 미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1962년 장신대를 졸업했다. 이후 의정부 금오리교회와 동두천 창말교회 등을 거쳐 77년부터 도원교회에서 사역했다. “부모와 자식 관계는 효라는 끈끈한 관계로 이어집니다. 이건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같습니다. 이 질서가 무너지면 불안과 분열, 고통이 생기거든요. 결국 국가와 교회가 사는 길은 하나님 공경, 부모 섬김의 효 정신을 불어넣는 것밖에 없습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