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의 설교 어떻게… 단순한 가정 이야기 넘어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입력 2011-03-30 17:39
“가정의 달에 가정에 대한 설교가 없다.”
가정사역 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가 가정의 달을 한 달여 앞두고 중견 교회 50곳의 5월 설교 본문 3년치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5월의 설교 중 63.4%가 가정이 아닌 일반적인 주제를 다뤘다. 이에 대해 하이패밀리 측은 “다소 의외”라면서 “가정의 달이 성령강림절과 겹치기 때문이거나 가정에 대한 목회자의 의식수준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가정의 달 설교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본문은 에베소서 6장 1∼4절이었다. 또한 구약성경(41.3%)보다는 신약성경(58.7%)이 설교 본문으로 더 많이 사용됐다. 설교 제목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가정’이었다. ‘행복’ ‘축복’ ‘천국’ ‘명가’가 뒤를 이었다. 아울러 ‘하라’ ‘되라’ 등 훈계조의 설교 제목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주제별로는 일반적인 가정 이야기가 12.2%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부모(11.3%)-자녀(8.2%)-부부(4.9%)’ 순이었다. 이것은 어버이·어린이 주일을 반영한 결과로 부부의 날(5월 21일)과 부부 주일 제정에도 불구하고 설교 주제에서 부부는 소외되고 있다는 게 하이패밀리 측의 설명이다.
이는 목회자들이 부부와 관련한 설교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고, 많은 목회자들 설교 대신 부부 관련 프로그램을 전문 가정사역자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패밀리 측은 목회자들이 일반적인 가정 이야기나 자녀 양육을 넘어 독신과 만혼의 증가, 청년들의 성적 유혹과 타락,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사회현상도 설교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길원 목사는 “목회자들이 설교로 인해 교회 내 야기될지도 모르는 불편을 차단하기 위해 가치중립적인 주제를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연생태계의 파괴보다 사회생태계의 파괴가 더 심각한 현실 속에서 가정을 향한 교회의 사명을 다시 한번 재고하는 예언자적인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