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재계약 발표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 “실패 뒤 성공… 도전정신으로 싸울 것”

입력 2011-03-29 21:46

“저희에게 우려의 목소리도 많고 어렵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스포츠는 끝나봐야 압니다.”

구단과의 재계약이 발표된 29일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53) 감독은 올 시즌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김 감독은 계약기간이 올해 말 끝나지만 임기 내 재계약에 합의했다. 처음 계약 당시보다 계약금과 연봉이 각각 1억원씩 올라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모두 12억원을 받게 된다. 김 감독은 “지난달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가 선수단 격려차 2박3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스프링캠프를 찾았을 때 재계약 문제를 논의했다”며 말을 풀어갔다.

이어 “이 대표가 당장보다는 2∼3년 뒤 우승을 도모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려면 선수들의 습성을 잘 아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재계약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프로야구에서 임기 내 재계약이 발표된 것은 2009년 5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구단의 재신임을 받았던 선동렬 전 삼성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김 감독은 넥센 사령탑을 맡은 이후 ‘선수 팔기’와 ‘연봉 후려치기’ 등으로 좋지 않은 기억도 많았지만 이장석 대표의 설득과 팀에 대한 애정 때문에 재계약했다는 후문이다.

이광환 초대 감독에 이어 2대 넥센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대구상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후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긴 후 은퇴한 김 감독은 태평양(현대 전신)에서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 2006년까지 한 팀에서 투수 코치로 활약했다.

현대 시절 김수경(1998), 조용준(2002), 이동학(2003), 오재영(2004) 등 숱한 투수를 신인왕으로 길러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현대 감독에 올랐으나 2008년 팀이 해체돼 히어로즈로 재탄생하면서 물러났다가 다시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김 감독은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재계약이라는 선물을 준 구단에 감사한다”며 “올해 포함 4년이라는 시간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선수들을 육성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히어로즈 감독으로 5년째가 되는 2013년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재계약을 발표한 후 가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범경기를 통해서 각 팀의 전력을 살펴봤고 우리 팀 능력도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며 “저희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실패 뒤에 성공이 있다는 도전정신으로 나머지 7개팀과 싸우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