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임금 이젠 없다” 현지 진출 기업들 비상

입력 2011-03-29 21:50


민생안정을 내건 중국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림에 따라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왔던 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실적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9일 ‘중국 전인대를 통해 본 중국경제 전망과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우리 노동집약형 기업들의 경쟁력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회에서 2015년까지의 정책방향인 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을 확정했다. 1998년 이후 유지해 온 8% 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추는 등 기존의 양적성장보다 균형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민생안정과 주민소득 증대 차원에서 최저임금은 24%, 평균임금은 14% 올렸다.

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연해지역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우리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국 서부로 이전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국 정부도 서부지역의 공업 발전을 위해 동부지역 기업의 이전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서부 중심도시 충칭(重慶)의 경우 올해 최저임금은 27.9% 올랐지만 870위안에 불과하다. 1100위안을 넘은 동부 해안 지역의 80% 수준이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대기업 40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7.3%가 ‘유가 급등으로 영업이익이 계획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응답기업들은 경영계획을 수립할 당시에는 올해 평균유가를 배럴당 87.2달러로 예상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예상치를 101달러로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제조업체들의 1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이 국내 기업 499곳을 대상으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분기 실적지수는 96으로, 이전 7분기 동안 지속된 경기호조세가 주춤했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호전, 작으면 악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2분기 전망지수는 115로 집계돼 호조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