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産 부품 사재기 광풍… 제품 판매 가격까지 들썩

입력 2011-03-29 19:02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미국에서 일본산 부품에 대한 사재기가 한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닥치는 대로 상업용 비디오테이프를 사 모으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공급처인 소니사의 일본 공장은 지진 이후 문을 닫았다.

미 할리우드에서 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어드밴스드 디지털 서비스사의 토머스 앵달 대표는 “모두들 앞으로 부족분이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회사마다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에 전화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극도의 혼돈 상태”라고 말했다.

GE 등 자동차업계는 일본산 부품 부족으로 일부 공장에서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노키아 같은 휴대전화 제조업체도 부품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비교적 정상적인 가동이 가능한 회사들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전자 계량기를 생산하는 에셜론사는 지진 발생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50여개 부품을 공급하는 25개 협력업체들이 모여 일본 지진이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러셀 해리스 에셜론 부사장은 “일단은 큰 지장이 없지만 특정 화합물이나 사소한 부품이라도 없으면 자칫 전체 공장이 문 닫을 수밖에 없어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공장이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 언제 교통수단이 복원되고, 방사능 오염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지진 충격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 전기 회로판 제조사들도 동요하고 있다. 반도체 필수부품인 실리콘 와이퍼의 전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을 담당하던 일본 기업들이 이번 지진으로 상당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까지 들썩인다. 필름 생산업체인 에지와이즈 미디어의 데이비드 코헨 사장은 “지진 이후 부품 공급을 위한 부가적인 교통비 등을 보충하기 위해 판매가를 25% 정도 올렸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