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플루토늄은 뭔가… 반감기 2만4100년 ‘핵무기’ 원료

입력 2011-03-29 22:54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부지에서 검출된 플루토늄은 자연계에서 극소량밖에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다. 워낙 무거운 금속이어서 요오드나 세슘처럼 멀리 날아가지는 못한다.

따라서 원전 부지 토양에서 플루토늄이 검출된 건 원자로 압력용기의 손상 가능성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우라늄과 플루토늄 혼합산화물인 MOX(Mixed Oxide)를 연료로 사용한 제1원전 3호기에서의 노심 용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원자로 1·2·4호기에서도 우라늄238이 중성자와 충돌해 플루토늄이 생성될 수 있어 어떤 원자로에서 나왔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

MOX는 원자로에서 나온 핵폐기물을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어 만든 연료다. 여기서 플루토늄을 분리하면 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플루토늄은 원자번호 94, 원소기호 Pu로 물보다 약 20배 무겁다. 이번에 원전에서 검출된 플루토늄은 238·239·240 등 세 종류다. 숫자는 원자의 무게에 따른 동위원소를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플루토늄239는 핵무기 원료가 된다.

플루토늄이 무서운 건 세포 파괴력이 강한 알파(α)선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알파선의 파괴력은 방사성 요오드나 세슘 등에서 나오는 감마(γ)선의 20배나 된다. 요오드131의 경우 반감기가 8일밖에 안되고 세슘137도 30년이다. 이에 비해 플루토늄239는 반감기가 2만4100년이나 된다. 방사성 물질의 수명을 뜻하는 반감기가 긴 것은 그만큼 독성이 오래간다는 얘기다. 현재 인체에 허용된 플루토늄 한정치는 연간 400베크렐(㏃)이다. 물 ㎏당 요오드 허용치가 300㏃, 세슘 허용치가 200㏃인 것을 감안하면 플루토늄은 극소량으로도 위험하다는 걸 의미한다.

이 때문에 플루토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로 꼽힌다. 문제가 되는 건 발암 효과다. 플루토늄이 몸속에 들어가면 뼈나 폐, 간에 들러붙어 계속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암이 발생하기 쉽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