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플라워’가 뭐기에… ‘오리온 비자금’ 의혹 핵심 인물들, 고가 미술품 민사 분쟁
입력 2011-03-29 22:33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된 핵심 인물들이 고가의 미술품 양도 및 채무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여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등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이 시공한 고급빌라 시행사인 M사 대표를 지낸 박모씨는 지난해 11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오리온그룹 임원 조모씨를 상대로 “앤디 워홀의 1965년 작 ‘플라워’와 채권 중 돌려받지 못한 4억9400여만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미갤러리에 대한 40억6000여만원의 채권 중 과거 빚 등을 공제한 4억9400여만원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홍 대표가 이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씨는 또 그림에 대해서도 “2009년 3월 판매해 달라고 조씨에게 부탁했는데 조씨가 다시 홍씨에게 위탁했다. 이후 얘기가 없어 홍씨에게 그림을 돌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반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인 ‘플라워’는 가로, 세로가 모두 20.3㎝의 그림이다. 미술계에서는 거래가를 8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씨가 돌려 달라고 한 그림이 오리온그룹 비자금 의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리온그룹 측이 비자금 조성에 활용한 여러 그림 중 하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씨가 주장하는 총 채권금액이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의혹 액수와 비슷하다.
오리온그룹 측은 “그림은 박씨가 채무에 대한 담보로 조씨에게 맡긴 것”이라며 “조씨는 이와 관련해 반소를 청구했다”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