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 워싱턴 간담회 “정운찬과 신정아 누구 말 믿겠는가”

입력 2011-03-29 18:39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신정아씨 중에 누구 말을 믿겠느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28일 저녁(현지시간) 특파원들과의 간담회 도중 한 말이다. 그는 정 위원장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표시했다. 이른바 ‘신정아 파문’ 관련 질문에 이 장관은 “신씨가 다른 사람들은 다 이니셜을 쓰고 정 위원장만 실명을 썼더라”면서 이같이 반문했다. 이어 “정 위원장이 대학이나 교수의 명예를 손상시킨 일이 없다고 했으니, ‘누구 말을 믿느냐’고 물으면 정 위원장 말을 믿는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에게 신뢰를 표시하는 것에 대해 이 장관은 “정치적 의미는 없다”며 “다만 인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논란 중인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선 “취지 자체가 나쁠 게 없다. 별로 시빗거리도 안 되는 것”이라고 반대 주장을 일축했다.

정 위원장과 개인적 인연이 없다고 밝힌 이 장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경선후보 캠프에 영입하려 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 위원장을 경선 캠프에 모시려고 직접 만났더니 본인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만약 우리가 선거에 이겨 정부가 출범하면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그건 그때 가서 보자’는 정도로 얘기하고 끝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는 누구여야 하느냐는 질문엔 “당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다만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에 합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분당이 아무리 한나라당 우세 지역이지만 공천만 한다고 다 이기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또 동남권 신국제공항 문제와 관련, “일각에서 보궐선거 이후에 평가 결과를 발표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발표할 것”이라면서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 논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신공항 문제와 함께 과학벨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문제에 지역적 반발이 있다”면서 “이 세 가지 사안은 경제 논리에 따라 정확한 사정이 어떤지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30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관저에서 마련하는 비공개 만찬에 참석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 주요 한·미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