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유승연 귀국 독창회… 작은 체구의 청아한 음색, 국내서 첫선 보인다
입력 2011-03-29 18:11
소프라노 유승연(34)은 기존 성악가들과 다른 점이 많다. 대부분의 소프라노는 큰 몸통에서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를 지향한다. 하지만 유승연은 다르다. 작지만 단단한 체구에서 나오는 맑고 청아한 음색이 강점이다. 미국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국내로 들어온 경력도 국내에서 성악으로 석사학위까지 따고 유학을 가는 관례와 대비 된다.
그는 1994년 부산예고 1학년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프리 칼리지(Pre-College), 맨해튼스쿨 오브 뮤직, 뉴욕대 등에서 10여년간 성악을 공부했다.
그런 그가 다음달 2일 서울 여의도동 영산아트홀과 14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귀국 독창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유승연은 “미국에서 4번의 독창회를 열었지만 국내는 처음이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뉴욕대에서 석사를 따고 귀국한 것은 2003년. 8년 만에 ‘귀국 독창회’를 여는 이유에 대해 그는 “귀국한 뒤 음악 외의 길을 걸었다. 교회에서 틈틈이 봉사활동을 했고 그 사이 결혼을 해서 두 아이를 낳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늦은 귀국 독창회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이번 독창회는 학구적이면서 고전적인 곡들로 짜여져 있다.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의 곡 ‘카레 셀베(Care selve)’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관객을 맞은 후, 프랑스 가곡의 거장 쥘 마스네,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 영국 작곡가 마이클 헤드 등의 노래를 거쳐 샤를 구노의 아름다운 아리아 ‘더 쥬엘 송 프롬 파우스트(The Jewel Song from Faust)’로 공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동의대, 동아대, 인제대, 부산예고에 출강하는 그는 학생들이 특정 곡 연습에만 매달리는 국내 음악 교육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는 선생님이 작곡가를 지정하면 학생들이 그 작곡가의 많은 곡들을 일일이 듣고 연습해서 자기에게 맞는 노래를 골라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생님이 몇 곡을 지정하기 때문에, 반 전체가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노래만 부르죠. 처음에야 힘들겠지만, 학생이 스스로 수백곡의 노래를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곡을 골라내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는 “이번 여름에 제자들과 함께 유럽에서 열리는 음악 캠프에 참여할 계획이다. 해외의 경험은 어린 친구들에게 음악적으로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