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월2일 개막… 푸짐한 서른잔치, 꿈·도전 함께 나눈다

입력 2011-03-29 18:05

“SK는 선발 투수가 너무 많아서 누구로 할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장. 지난해 챔피언인 SK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 선발을 재차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끝내 즉답을 피했다. 8개 구단 중 SK를 포함한 4구단 감독 역시 선발 투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4개 구단 감독들은 보란 듯이 선발을 미리 예고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올 해 새로 사령탑에 오른 삼성 류중일 감독이었다. 류 감독은 “광주에서 개막전을 하는데 자신 있게 차우찬입니다. 차우찬”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의 함성이 뒤이었다. 류 감독의 발언 이후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 역시 “옆에서 말씀하셨는데 안 하면 자존심 상한다. 우리는 더스틴(니퍼트)이 선발이다”며 흐름을 이어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삼성의 개막전 맞상대인 기아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도 윤석민을 선발로 공개했고, 한화 이글스 한대화 감독 역시 ‘대한민국 최고 투수’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류현진을 선발로 발표했다.

이날 4대 4로 선발 공개와 비공개가 나뉘었지만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8개 구단 감독들이 한결 같았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대만과 일본에서 열린 챔피언십대회에서 마지막 경기를 놓쳤기 때문에 올해는 아시아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해 우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4월은 5할 정도의 승률을 유지한 다음 후반에 승기를 잡아 우승을 노리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류중일 감독은 “올해 목표는 우승, 우승이다”며 “팬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팀으로 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문 감독은 “5년째를 우승하는 해로 목표를 설정했는데 기회를 놓치다 보니 올해 8년째까지 왔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쉽지 않겠지만 좋은 경기 하면서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류 감독과 함께 새 사령탑에 오른 롯데 양승호 감독도 “인생을 살면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했다. 우연찮게 롯데가 3년 연속 시범경기를 우승했는데 컨디션을 잘 유지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아 조범현 감독 역시 “2011년은 기아가 11번째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중·하위권이었던 LG, 넥센, 한화의 사령탑들은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달라진 LG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밝혔고, 한화 한대화 감독은 “다른 팀들을 귀찮게 하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구단과 재계약을 발표한 넥센 김시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도전하는 마음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다지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