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100일… 명암 엇갈리는 춘천

입력 2011-03-29 22:23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복선전철이 30일로 개통 100일을 맞았다. 수도권 시대를 맞은 춘천에서는 교통망 개선으로 인구가 늘고 관광지와 음식점은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치솟는 집값과 물가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다.

릐관광지 북새통, 인구 증가=경춘선은 복선전철 개통 후 하루 평균 5만2600명이 이용하면서 지난 27일 누적이용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무궁화호가 다니던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이용객 수인 1만1300명에 비해 4.6배 증가했다.

남이섬을 비롯한 7개 주요 관광지 입장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만8000명보다 13만6000명이 늘어난 49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시는 2012년까지 연간 관광객 100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 먹거리인 닭갈비와 막국수 업소들은 몰려드는 손님로 북새통을 이뤘다. 닭갈비 업소는 평균 40∼50%, 막국수 업소는 30∼40%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춘천시는 보고 있다.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11월 27만2655명에서 12월 27만2739명, 1월 27만2930명, 2월 27만3244명으로 월 평균 196명씩 증가했다. 2009년 12월(26만7514명)에 비해서는 5730명 증가했다.

릐치솟는 집값, 대학가 공동화=‘춘천도 수도권’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역사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 2009년 9월 6500만원이었던 남춘천역 인근 퇴계주공1차아파트(66㎡) 매매가는 1년6개월 사이 1억1000만∼1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인근의 한성아파트(79㎡) 매매가도 7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치솟았다.

가격상승의 주범은 외지인이다. 춘천시의 지난 한 해 동안 외지인들에 의한 토지거래건수는 1만4120건으로 전체 토지거래(2만4159건)의 58.3%를 차지했다. 외지인들의 토지거래는 전철 개통을 앞둔 지난 해 10월 이후 집중돼 10월 65.9%, 11월 62.9%에 달했다.

물가도 동반상승했다. 춘천의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3.4% 상승했다. 강원도(3%)와 전국 평균(2.9%)을 웃도는 수치다. 물가상승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닭갈비와 막국수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51.7%의 학생이 수도권 출신인 강원대 주변 원룸촌은 밤이면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동시간이 1시간대로 단축되면서 거주보다는 통학을 택하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학가 하숙과 원룸 업주들은 월세를 내리거나 인터넷 무료 사용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입주생들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