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예수님 마지막 일주일 고난 생생히 복원… ‘가장 길었던 한 주’

입력 2011-03-29 17:40


가장 길었던 한 주/닉 페이지 지음, 오주영 옮김/포이에마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결정지은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에 대한 기록이다. 정치적 음모와 배반의 서사, 실패처럼 보이는 승리의 여정을 추적한 책은 역사, 고고학, 정치, 문화, 신학을 넘나들며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생하게 복원해 그분을 향한 우리의 사랑과 믿음을 새롭게 한다.

‘그때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런 의문을 가지고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들어가시기 전날 밤부터 일주일 후 부활하실 때까지 마지막 일주일의 여정을 추적하고 세밀하게 그려 나간다. 저자가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을 추적하는 기본 나침반으로 선택한 자료는 마태와 마가, 누가, 요한이 기록한 사복음서다. 또 바울 서신과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필로의 저작 ‘미쉬나’를 비롯한 방대한 랍비 문학과 고고학이다.

저자는 예수님의 가장 길었던 한 주와 관련된 가장 널리 알려진 오보는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못 박기 원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언제나 듣는 말이지만 일요일에 성 안으로 들어오시는 주님을 환호하는 사람들이 금요일에는 주님의 죽음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왜 마음을 바꾸었는지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군중들이 돌아섰을까? 대답은 간단한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저자는 복음서의 설명으로 볼 때 백성들은 예수님 편이었음이 분명하다며 예수님이 재판받은 장소가 총독의 관청이었음을 확인시킨다. “군중들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었다. 초대받은 시위대였던 것이다. 대제사장들과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계획이 막판에 무산되는 장면을 볼 수 없었다. 그들을 지지하는 군중들을 동원했다.”

책은 예루살렘 성의 광경과 소리와 냄새,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골짜기와 샛길을 탐험하게 한다. 33년 4월 2일 목요일 저녁 예루살렘 다락방, 예수님은 가장 낮은 지위인 이방인 노예의 신분으로 내려가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요한복음만 유일하게 예수님이 만찬 후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사건을 기록한다. 당시 규정에 따르면 유대인 노예에게 요구해서는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발을 씻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방인 노예에게는 무엇이든 시킬 수 있었다. 예수님은 인간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낮은 지위인 이방인 노예 신분으로 내려가셨다. 이를 통해 당신의 나라가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이 나라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틀 안에 갇혀 있는 우리들의 손을 잡고 실제 역사 현장으로 안내한다. “왜 예수님은 그때 그곳에 가셨을까? 왜 그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 말씀과 행동을 하셨을까?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기로 결심한 건 언제였을까?” 그가 안내하는 길에서 우리는 로마 병사들과 사두개인과 바리새인, 창녀와 강도, 영웅과 악당을 만나게 된다.

또한 성전 귀족과 로마 정치가의 음모와 모략을 숨죽이며 지켜보게 된다. 당시의 사회구조와 권력관계, 부의 중심이었던 성전, 예루살렘이라는 특별한 도시와 서민들의 생활상을 통해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증언하는 복음서의 내용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