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물가 천장 쳤나… 3월 물가채 발행 전무
입력 2011-03-28 19:13
이달 정부의 물가연동 국고채(물가채) 10년물 발행물량이 ‘제로’를 기록하면서 물가가 ‘천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분기 들어서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불안이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다.
2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3월 물가채 발행물량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1∼24일 10년 만기 물가채를 수익률 1.3%에 최대 32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을 밝혔지만, 인수 의사를 밝힌 국고채 전문딜러(PD)가 아무도 없어 발행금액이 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정부가 물가채 발행을 재개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발행금리가 고정으로 제시된 반면 발행 계획기간 시장(유통)금리는 이보다 계속 높은 흐름을 유지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즉 매수자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물량을 인수하기보다 시장에서 더 싼 가격에 융통할 수 있었던 셈이다. 또 물가채 금리가 올 초 대비 많이 떨어져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고채 가격의 특성상 시기적으로 가격 부담이 높아진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달 물가채 발행물량이 제로를 기록, 물가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최석원 연구원은 “물가채는 소비자물가 상승분만큼 원금이 늘어나도록 설계된 투자 상품인데,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물가가 고점이라는 시장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 인플레가 촉발될 수 있어 이번 발행물량이 제로가 됐다는 점만으로 물가 고점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른 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