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나토 ‘리비아 작전지휘권’ 본격 행사

입력 2011-03-28 23:11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리비아 군사작전 지휘권 전체를 넘겨받아 즉시 지휘권 행사에 들어갔다. 다국적군의 지원사격을 받은 반정부 세력은 서쪽으로 진격을 계속했으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고향인 시르테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카다피 친위부대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나토 모든 작전 책임=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전개되는 모든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맡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나토는 대(對)리비아 무기수출 금지 감시,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운용, 지상목표물 타격작전 지휘권까지 행사하게 됐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최고 사령관에게 즉시 작전 시행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작전권을 나토에 이양한 미국은 리비아에 투입한 군사력을 줄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리비아 정부군 대공망 공격을 위해 지중해에 배치됐던 잠수함과 구축함 5척 중 1척을 철수시켰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미 N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개입 수위와 병력 투입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철수 계획을 시사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리비아 군사작전 기간을 3개월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게이츠 장관은 “그보다 훨씬 길게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가 미국의 ‘핵심적인 이익’은 아니지만 인접국인 이집트와 튀니지를 불안정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미국의 군사작전 개입 이유를 설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가 조속히 정전(停戰)되도록 터키가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르테에서 접전=다국적군은 27일 밤 트리폴리, 시르테 등에 폭격을 가했다. 두 지역에서 수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힘입어 반정부 세력은 서쪽으로 진격을 계속했다. 그러나 시르테에서 동쪽으로 100여㎞ 떨어진 도로에서 반격에 나선 카다피 지지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진격을 멈춘 상태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주요 석유생산지를 장악한 반정부 세력은 1주일 안에 석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정부 세력 측은 “동부지역 유전에서 하루 10만~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고 원유 판매는 카타르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카다피 관저에서 수백명이 흰색 차를 둘러싸고 환호하는 모습을 “생중계”라면서 내보냈다. 방송은 카다피가 차량에 타고 있다고 했지만 카다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궁지에 몰린 카다피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외교적·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