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분당乙… 여야 모두 ‘골치’

입력 2011-03-28 22:51

한나라당 지도부는 28일 강원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경남 김해에서 4·27 재·보궐선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정작 여야의 관심은 경기도 성남 분당을 공천에 쏠려 있었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원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약속하며 강원 민심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회의 분위기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공천 비판 발언으로 싸늘해졌다. 분당을에 공천을 신청한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나 최고위원은 “권력실세 암투, 이전투구, 내부 경쟁자를 흔드는 이상한 선거란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며 “당이 원칙대로 공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분당을 공천은 내부 폭로·비방전까지 펼쳐지며 혼탁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비후보인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은 “강 전 대표에게 결정적 결격 사유가 있다”며 관련 자료를 당에 제출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사무총장이) 김모씨로부터 받은 15억원의 차용증과 수표 사본을 제출했다”며 “2006년 7월 이뤄진 차용거래인데 (이 돈이) 공천헌금으로 갔다는 게 박 전 사무총장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씨로부터 돈을 빌린 신영수 의원이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강 전 대표에게 공천 대가로 이 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신 의원을 불러 소명을 듣고 자료를 검토한 결과 공천헌금 의혹 입증 자료로 볼 수 없어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강 전 대표는 “악질적인 무고로 판명됐다. 공심위는 박 전 사무총장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라”면서 “시중에는 박 전 사무총장의 ‘논개작전(같이 물에 빠져 죽자는)’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김해로 내려가 동사무소와 보건소 등을 돌며 곽진업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손 대표는 앞서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정성과 인내심을 갖고 협상에 임해 온 민주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다”며 국민참여당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시민단체가 ‘국민참여경선 50%+여론조사 50%’로 김해의 야권 단일 후보를 선정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으나 참여당 측이 “현장투표를 통한 경선은 민주당에 유리한 조직선거가 될 수 있다”며 거부한 데 대한 지적이다.

그러나 당 안팎의 시선은 ‘손학규 분당 차출론’에 맞춰졌다. 여의도에서 손 대표와 점심을 같이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손 대표는 재·보선 승부처인 강원지사 선거에 매진해야 한다”며 출마 불가론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서울시의원단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원한다면 피 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싸울 만한 투우사가 들어가 흥행을 일으킬 때 강원도와 김해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손 대표의 출마를 촉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박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분당에 나가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김나래 엄기영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