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국내 검출 ‘제논’은?… 물에 안녹고 무색무취, 핵폭발때 80% 차지

입력 2011-03-28 18:3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국내에서 방사성 물질인 제논(Xe-133)이 검출되면서 방사능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제논은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 2000개 중 하나다. 크립톤과 함께 원전이 폭발했을 때 누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80%를 차지한다. 물에 녹지 않고 색과 향이 없는 게 특징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기에 핵폭발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물질이 된다.

비활성 기체로 다른 물질과 잘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체로 들어가더라도 별다른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고 배출되기 쉽다. 특정 방사성 물질의 원자수가 원래 수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인 반감기는 5.27일. 다른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의 반감기가 약 30년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짧다.

하지만 반감기가 짧다고 방사성 물질 자체가 금방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계속 원자수가 반으로 줄어들 뿐 대기 중에 잔존하는 것이다. 제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관측소에서 극소량이 발견됐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유출된 바 있다.

최근 강원도 대기 중에서 검출된 제논은 극미량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논 검출에 대해 세슘137, 요오드131 등 여타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 유입되는 전조로 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세슘137은 반감기가 길어 환경 내에 잔류하면서 생물체에 축적되고, 많은 양이 축적되면 돌연변이, 암 발생, 세포 사멸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옛 소련 체르노빌 사고에 의한 영향 조사에서도 세슘137은 물고기와 우유에서 장기적으로 높은 양이 관찰됐다. 같은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이 주로 갑상선에 축적된다면 세슘137은 근육에 쌓인다. 요오드131은 반감기가 8일 정도여서 축적에 따른 장기적인 영향은 비교적 적다. 공기를 통한 직접 흡입과 오염된 물, 식품 등의 섭취로 인해 인체가 단기적인 해를 입을 수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