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佛, 시뮬레이션 통해 예측… 韓, ‘편서풍’만 믿었다

입력 2011-03-28 23:10


방사성 물질 한반도 상륙… 예상 했나 못했나

프랑스 기상청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 도착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한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기상청은 “(예측 자료가) 크게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검출량도 미미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기상청은 ‘방사능 보호 및 핵안전연구소(IRSN)’가 측정한 방사능량을 토대로 한 방사성 물질 확산경로 예측 실험 결과를 지난 22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1차 시뮬레이션에서 이미 방사성 물질이 21일 프랑스 서인도 해역에 도착해 24일 프랑스 중심부 상공에까지 퍼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방사성 물질 이동경로가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 외에 캄차카 반도를 타고 북극지역으로 향하는 경로도 예측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캄차카 반도를 향한 방사성 물질은 북극지방으로 퍼지다 다시 시베리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을 따라 한반도로 내려온다.

이는 전날 KINS가 지난 23∼27일 강원도 대기 중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 ‘제논’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과 일치한다. KINS는 방사성 물질 검출 이후에야 이동경로를 역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KINS 관계자는 “자료의 정확성을 위해 4∼5일 단위의 단기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이동경로를 예측한다”며 “이 때문에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는 큰 이동경로만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편서풍에 따른 이동경로 외에 다른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KINS는 그러나 방사성 물질 이동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유럽 등 다른 나라가 사용하는 10일 단위 기상 자료를 사용했다.

우리 기상청 역시 지난 21일 2009년 3∼12월 기상도를 바탕으로 방사성 물질 이동경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는 경로 외에 다른 이동경로도 관찰됐지만 아직 분석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강원도 상공에서 발견된 제논도 어떤 경로로 왔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