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물웅덩이’ 제거 못하면 원자로 냉각 더 어려워져
입력 2011-03-28 23:13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위험신호가 또다시 감지됐다.
제1원전 2호기에선 노심용해(meltdown)가, 3호기에선 다량의 수증기가 관측됐다. 원전 정상화보다는 당장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물웅덩이 제거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2호기, 노심용해 발생=2호기 물웅덩이에서 원자로 냉각수보다 10만 배 높은 ㎤당 1900만 베크렐(㏃)의 방사능 수치가 측정된 건 핵연료 손상 가능성을 의미한다. 노심용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부분적으로 녹은 핵연료와 접촉한 물이 어떤 이유로 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압력용기가 손상됐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1호기 주변에서 방사성 세슘(Cs)과 방사성 요오드(I)가 다량 검출되면서 1호기의 노심용해가 처음 추정된 바 있다.
2호기의 또 다른 문제는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웅덩이다.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 이동통로인 배관이나, 압력제어실이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사용후핵연료봉 저장수조에서도 누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웅덩이를 빨리 치우지 못할 경우 냉각장치 가동을 통한 원자로 냉각이 쉽지 않다. 2호기 물웅덩이 표면의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이다. 이 정도면 30분간 서 있어도 림프구가 줄고, 4시간 머문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이 평소 검출되지 않았던 터빈실 지하와 바닷가 펌프실을 잇는 배관 터널에서 고농도 방사능이 함유된 물이 흘러넘친 건 2호기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증거이다.
◇3호기, 수증기 다량 분출=일본 방위성은 “육상 자위대가 27일 오전 제1원전 상공을 촬영한 결과 3호기에서 수증기가 다량 분출되고 있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3호기에서 최근까지 수증기가 피어올랐던 사용후핵연료봉 저장수조뿐 아니라 원자로 건물 곳곳에서 수증기가 다량 분출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원자력공학 전문가들은 “격납용기의 차단물 부근에서 분출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용후핵연료봉 저장수조의 증기가 좁은 공간에 쌓여 있다가 일시적으로 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뒤늦게 플루토늄 검사를 하겠다는 3호기는 우라늄 235 대신 플루토늄 239를 섞은 핵연료(MOX)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핵폭탄 원료로도 사용되는 플루토늄 누출이 현실화될 경우 상황은 예측 불가능해진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