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6강 잔혹사’ 씻을까
입력 2011-03-28 18:01
프로농구 창원 LG가 지난 시즌 악몽을 반복할지 아니면 홈에서 반격에 성공할지 29일 창원에서 가려진다.
LG는 27일 동부와의 2010∼2011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3대 76으로 패하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지난 시즌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당하고 시즌을 접었던 아픔이 생각날 만하다. LG는 2008년 강을준 감독이 팀을 맡은 후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6강 플레이오프의 벽을 번번이 넘지 못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챙긴 것도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2008∼2009 시즌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후 6강 플레이오프에서만 6연패째다. 올 시즌 동부와의 플레이 오프 1, 2차전은 애매한 심판 판정이라는 불운이 겹치긴 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1차전 야투 성공률이 32%에 그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34%에 머물며 슈팅 난조에 빠져 있다. 동부의 간판 김주성이 1차전 6득점, 2차전 8득점 등으로 부진한 속에서도 제대로 맞대응하지 못했다.
다만 1차전에서 13득점으로 부진했던 LG 주포 문태영이 2차전에서 26득점을 올리며 어느 정도 살아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크리스 알렉산더와 정규시즌 막판 데려온 자이 루이스 등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여전해 3차전에서 두 선수가 얼마나 문태영을 받쳐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심판 판정도 강력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강 감독은 2차전 후 “속이 터질 것 같다. 판정에 대해 말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뒤지고 있는 LG와 앞서고 있는 동부 모두 판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경기 흐름이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
절박한 LG와 달리 동부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3차전에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강동희 감독이 21일 미디어데이 당시 4, 5차전까지 갈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다음달 4일부터 열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의 체력 부담이 커지는 게 사실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한 김주성과 윤호영의 득점포가 가동하면 1, 2 차전보다 손쉽게 경기를 지배할 수도 있다. LG의 플레이오프 홈 성적(5승 17패)이 그다지 좋지 않은 점도 동부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동부는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례 창원 원정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