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신공항, 결국 백지화 될 듯
입력 2011-03-28 00:31
정부가 최근 지역 간 마찰을 빚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방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쪽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회는 그동안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에 대한 현장실사 작업과 경제성 및 사회·환경 부문 평가 등을 벌인 결과, 두 후보지 모두 경제성이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무산될 경우 정부는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해 영남권의 공항 이용 수요에 부응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지평가위는 당초 30일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구체적인 평가 작업이 늦어지면서 결과 발표가 31일로 하루 정도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 기업인들의 건의를 받고 검토를 지시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07년 8월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그러나 올 들어 가덕도를 희망하는 부산과 밀양을 주장하는 대구·경북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면서 심각한 지역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평가단계로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면서 “입지평가위원회의 가중치 부여와 평가단의 채점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예고했던 대로 30일 발표할 것이며, 여의치 못할 경우 하루 정도 늦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평가항목별로 채점할 평가단 구성을 27일 끝내는 등 평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실무과정을 진행 중이다. 평가단은 공항운영과 경제, 사회·환경 등 3개 평가분야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19개 세부평가 항목별로 채점을 해 종합점수로 최종 입지를 선정한다. 선정된 곳이 평가위에서 정한 기준점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두 곳 모두 탈락하게 된다.
부산과 밀양은 모두 자신의 우세를 자신하고 있지만 경제성에 큰 비중을 둔 평가기준과 여권의 기류를 보면 백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국토연구원이 두 후보지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에서 가덕도가 0.7, 밀양이 0.73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B/C가 1이 넘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결과는 평가단의 점수가 공개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