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에… 금융권 ‘모바일지갑’ 大戰 예고
입력 2011-03-27 22:05
2011년 근거리무선통신(NFC) 칩 이식한 폰 등장… 대중화 눈앞
“철수 엄마 그게 다 뭐야?”
지난 2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문화센터. 3년차 주부 김희영(32)씨가 ‘뚱뚱한’ 지갑을 뒤져 멤버십카드를 꺼내자 이를 지켜보던 2년차 주부 이서영(34)씨가 입을 열었다. “스마트폰 안 써? 요새 누가 그렇게 카드를 잔뜩 가지고 다녀.”
이씨는 카드관리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SK텔레콤의 ‘T스마트월렛’을 사용한다. 멤버십·제휴·적립식카드 등의 번호만 입력하면 바코드를 생성, 실제 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올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처럼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체하는 ‘모바일 지갑’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특히 ‘T스마트월렛’ 등의 기존 앱이 결제 기능이 없는 단순 카드관리용이라면 올해 출시되는 유명 스마트폰에는 직접 모바일 결제기능이 추가돼 명실상부한 ‘모바일 카드’ 빅뱅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구글도, 삼성도…모바일결제 전쟁=올해 새로 출시될 휴대전화인 아이폰(애플), 넥서스(구글), 갤럭시(삼성) 후속모델의 공통 화두는 바로 모바일 결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이 이식된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 뒤 카드를 긁거나 접촉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처럼 IT업계의 글로벌 리더들이 모바일 결제시장에 뛰어든 것은 스마트폰이 지갑을 밀어내고 ‘모바일 지갑’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비전게인(Visiongain)에 따르면 NFC칩을 이식한 스마트폰은 2009년 1300만대에서 2015년에는 8억1700만대로 늘어나며, 시장규모도 같은 기간 13억달러에서 17억38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MWC에서는 글로벌 통신업체와 IT업체가 모바일 금융 결제의 표준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으며 우리 정부도 모바일 결제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다.
◇금융업계에 감도는 전운=현재까지 스마트폰을 돈처럼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이용금액이 이동통신사 청구금에 포함되는 휴대전화 소액결제서비스와 스마트폰을 신용카드처럼 쓰는 모바일 카드 서비스다.
그동안 신용카드사들은 몇 가지 모바일 카드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일부 대형마트 등을 제외하고는 결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었다. 그러나 유명 휴대전화에 NFC가 탑재되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인프라 구축작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
현재 하나그룹과 SK그룹이 합작·투자한 하나SK카드가 각종 모바일 카드를 출시하고 한걸음 앞서나가고 있으며 최근 비씨카드의 2대주주로 올라선 KT가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분사한 KB국민카드의 최기의 사장도 “휴대전화에 신용카드를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개발했고 몇 가지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며 추격 의지를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대부분 교통카드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그러나 NFC칩이 이식된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되면 스마트폰에 직접 결제기능을 이식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