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시위 격화, 희생자 늘어… 예멘선 정국혼란 틈타 알카에다 세력이 남부마을 점령
입력 2011-03-27 21:54
시리아 예멘 요르단 등 중동 국가의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에선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예멘은 대통령 퇴진 시점에 관해 여야 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요르단에선 시위 중 사망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시리아 유혈사태=주말 유혈사태가 심각했던 곳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서쪽으로 350㎞ 떨어진 연안도시 라타키아다. 집권 바트당 사무실이 26일(현지시간) 시위대 공격으로 불에 탔다. 공권력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저격수 총에 맞아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dpa통신은 26일 하루에만 시위대 7명이 사망했으며, 25일 금요집회 이후 모두 2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위가 촉발된 남부 도시 다라와 그 인근에서도 희생이 컸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지난주 이곳에서 최소 5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지역 병원 의사를 인용해 사망자가 15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는 개각을 포함한 개혁안을 조만간 더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휴머니스트이자 친구’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알카에다 공격으로 정부군 6명 사망”=예멘에선 정국 혼란을 틈타 알카에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마리브에서 알카에다로 의심되는 세력이 정부군 차량을 공격해 6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예멘 남부 작은 마을 자르도 알카에다 소속원들에 의해 장악된 것으로 파악됐다. 예멘에는 두 달째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경찰과 공무원들이 떠난 도시가 많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 측과 반정부 세력 측은 미국 대사가 참여한 가운데 대통령이 물러날 시기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아흐메드 알 수피 대통령 대변인은 “대통령의 즉각 사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살레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굴욕적으로는 물러나지 않겠다”면서 “만약 물러난다고 해도 집권당인 국민의회당 당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 첫 사망자 발생=2개월 이상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요르단에선 지난 25일 친·반정부 시위대 사이 격렬한 충돌이 벌어져 55세 남성 1명이 숨졌다. 정부와 시위대는 각각 이 남성이 상대방 탓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르단 시위대는 개혁을 요구하지만 국왕 퇴진은 아직 주장하지 않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