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동부 주요도시 탈환… 다국적군 공습 강화로 전세 역전

입력 2011-03-28 00:39

리비아 반군이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에 힘입어 아즈다비야 등 동부 주요 도시를 탈환하고 서쪽으로 다시 진격하면서 전세가 역전되고 있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궁지에 몰린 카다피 측은 반군과 협상하고 선거를 포함한 정치 개혁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리비아 반군, 주요 도시 재탈환=반군은 27일(현지시간) 동부 교통요충지 아즈다비야와 석유수출항 브레가를 잇따라 재탈환하며 수도 트리폴리로 향한 서진(西進)에 들어갔다. 반군 전사인 압델살람 알 마아다니는 “우리는 브레가의 한복판에 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는 반군이 브레가를 차지한 뒤 석유 시설이 밀집한 항구도시 라스 라누프까지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은 이날 무아마르 카다피 부대의 서열 3위인 빌가심 알 간가 장군을 포로로 잡는 전과를 올렸다.

과도정부 대변인 샴시딘 압둘몰라흐는 “카다피 군은 더 이상 공군력과 중화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 수세에 몰린 것은 카다피 군”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다국적군이 26일 주요 공군기지에 있는 전투기와 헬리콥터, 정부-반군 간의 주요 격전지에 노출된 전차 등을 표적으로 160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반군의 서부 거점도시인 미스라타에서 공습을 강화하면서 이 지역을 포위했던 카다피 부대의 공격도 잠잠해졌다. 반군 전사인 사둔은 로이터통신에 카다피 친위부대가 탱크를 타고 동서로 밀고 들어와 항구를 폭격했지만 “다국적군 전투기가 미스라타 상공에 나타나면서 포격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3번째 대도시인 미스라타는 서부에서 유일하게 남은 반군의 거점도시로 몇 주 동안 카다피 부대의 공격을 받고 포위된 상태였다.

다국적군의 공습이 카다피의 지상군 쪽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랍연맹 소속 국가 중 처음으로 카타르가 미라주 전투기 2대를 출격시키며 리비아에서 군사작전에 나섰다.

△카다피 측 “반군과 협상 용의”=전세가 불리해진 카다피 측은 반군과 협상을 시작하고 선거를 포함한 정치 개혁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25일 밝혔다.

압둘 아티 알 오베이디 전 리비아 총리는 이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회의에 리비아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해 “AU 평화안보이사회의 위임을 받은 고위급 위원회가 제시한 로드맵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리비아 정부와 반군 간 대화 중재 의사를 밝힌 장 팽 AU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양측 간 대화를 중재하는 등 정치적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다피 정권과 반정부 세력들 사이에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