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D-30] 곽진업·이봉수 지지율 팽팽… 단일화 실패땐 필패
입력 2011-03-28 00:17
RDD 여론조사로 본 김해을 판세
다음달 27일 치러지는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결국 야권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본보와 리서치뷰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한나라당에 대해 승산이 있는 반면, 단일화에 실패해 양당 후보가 모두 출마하게 되면 패색이 짙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제1야당을 등에 업은 곽진업 전 국세청장과, 친노(親盧) 타이틀을 내건 이봉수 전 노무현 대통령 농업특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응답자들에게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 및 국세청 차장을 지낸 민주당 곽진업 후보와, 노 전 대통령 농업특보를 지내고 현재 국민참여당 경남도당위원장인 이봉수 후보 두 사람 중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곽 전 차장이 38.0%, 이 전 특보가 37.4%로 비슷하게 나왔다. 곽 전 차장은 19세·20대(44.3%)에서 지지율이 특히 높았고, 이 전 특보는 30대(42.8%)에서 높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팽팽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본선에 둘 다 출전하게 되면 야당 표를 양분해 한나라당에 질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후보단일화 실패=필패’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후보단일화에 성공하게 되면 한나라당 후보로 유력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이길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번 선거에 한나라당 김태호, 민주당 곽진업 두 사람만 출마할 경우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전 지사는 37.1%, 곽 전 차장은 47.7%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하에서 곽 전 차장 지지율이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김 전 지사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야권 단일후보를 이 전 특보로 바꿔서 질문한 조사에서는 김 전 지사가 40.5%, 이 전 특보가 45.7%를 기록했다. 역시 50대 이상에서는 김 전 지사가, 40대 이하에서는 이 전 특보 지지율이 높았다. 소지역별로 보면 특히 노 전 대통령 고향인 봉하마을이 위치한 진영읍에서 야당 후보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김 전 지사와의 1대1 대결에서 곽 전 차장과 이 전 특보는 각각 50.0%를 기록했지만 김 전 지사는 30%대에 그쳤다.
후보를 특정하지 않고 “만약 이번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두 명만 출마할 경우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설문했을 때는 한나라당 후보(34.2%)에 비해 야권 단일후보(53.0%)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40대 이하에서는 야권 단일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19세·20대 53.8%, 30대 67.9%, 40대 57.1%)이 많았고, 50대 이상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50대 46.9%, 60세 이상 55.2%)이 많았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김해시 연령대별 선거인수 비율을 보면 40대 이하(69.7%)가 50대 이상(30.3%) 유권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든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야권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단일화 방식 중재안(국민참여경선 50%, 여론조사 50%)에 대해 민주당은 수용 의사를 밝힌 반면 참여당은 “현장 투표방식의 국민참여경선이 민주당에 훨씬 유리하다”며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접점을 못 찾고 있다. 어쨌든 한나라당으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이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고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7.2%(매우 잘함 12.2%, 대체로 잘함 25.0%)에 그친 데 비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6%(대체로 잘못함 24.3%, 매우 잘못함 32.3%)나 됐다.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평 평가가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김해에서 30%대로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38.5%, 민주당 21.2%, 국민참여당 12.4%, 민주노동당 5.5%, 자유선진당 2.9%, 진보신당 2.4% 순이다.
이번 국민일보와 리서치뷰 공동 여론조사는 지난 번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여론조사(본보 15일자 1·10면 참조) 때와 마찬가지로 전화번호부에 등재돼 있지 않은 가구도 조사하는 RDD(임의번호걸기·Random Digit Dialing)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자 가운에 등재 그룹은 24.2%, 비등재 그룹은 75.8%로 분당을 여론조사 때와 거의 같은 비율을 보였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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