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 李대통령 “용사들 희생, 못지킨 우리 잘못”
입력 2011-03-27 18:53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사건 1주년인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추모식에 앞서 현충원 내 보훈가족쉼터에서 천안함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일부 유족은 이 대통령을 보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며 “세월이 가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아들의 원수를 갚아 달라”고 말하자 “이 사람들(희생자)이 죄가 있느냐. 우리가 못 지켜준 거다. 다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못 지킨 거다. 앞으로는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 청와대 천안함 유족 초청 행사에서 1억원을 성금으로 냈고, 이 돈은 해군 함정에 배치된 K-6 기관총 구입에 사용됐다.
이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천안함 46용사와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숨진 해병대원들이 묻힌 곳도 찾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모두 남측의 ‘특대형 모략극’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왜 천안호 사건에 집착하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천안호 사건이 외세와 공조해 공화국에 대한 전면적 군사적 압박을 실행하기 위해 꾸며낸 1차 도발이라면 연평도 포격전은 북침 도화선에 불을 지피기 위한 계획적 2차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 실린 개인 필명의 논평 전문을 게재, “천안호 침몰 사건은 보수패당이 미국의 조종 밑에 동족대결 책동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꾸며낸 특대형 모략극·자작극”이라고 비난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