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비상] 원전 복구 일진일퇴 거듭

입력 2011-03-27 21:26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전력·냉각장치 복구 작업이 일부 진전을 보였지만 원자로 건물 안에서 고농도 방사능 물질을 포함한 물웅덩이가 발견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며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26일 오후 2호기의 중앙제어실 조명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후쿠시마 제1원전은 1~6호기 가운데 4호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앙제어실에 전력을 공급하게 됐다.

각종 계측장비 정보가 모이는 주제어실은 원자로를 움직이는 ‘두뇌’에 해당하는 곳이다. 중앙제어실의 기능이 회복돼 원자로와 배관 등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원자로를 효과적으로 냉각시켜 안전한 상태를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중앙제어실 조명 복구에 이어 1~3호기 원자로에는 25일부터 바닷물 대신 민물을 넣기 시작했다. 26일부터는 1∼4호기의 사용후 연료봉 저장 수조에 주입하는 물을 바닷물에서 민물로 바꾸는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27일 1~3호기의 터빈실 물웅덩이가 고농도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도쿄전력은 원전복구 작업 중이던 직원들은 철수시켰다. 도쿄전력은 1~2호기 물웅덩이의 물을 우선 ‘복수기(復水器·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되돌리는 장치)’에 담아둘 예정이며 3~4호기 물웅덩이는 처리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날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2호기에서 새어나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해서 원자로 자체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격납용기와 연결된 압력제어장치가 손상됐지만 격납용기나 압력용기 자체는 아직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사이의 불협화음이 또다시 노출됐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직원들이 물웅덩이에 발을 담근 채 작업하다가 피폭된 사고와 관련해 “도쿄전력이 물웅덩이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어 “원전 사태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쿄전력은 모든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