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비상] 이재민 지역별 집단이주 시작 “고향 떠나 어디로 가나”

입력 2011-03-27 21:25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집단이주가 시작됐다. 미야기(宮城)현은 26일 피난소 곳곳에서 집단이주 설명회를 열었고, 이와테(岩手)현 주민들도 이날 처음 집단이주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 상당수가 고향을 떠나는 것을 꺼리고 있어서 집단이주가 본격화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아사히신문 등이 전했다.

27일 현재 피난민 수는 2081개 피난소에 24만3069명이다. 그동안 피해 지역 지자체들은 주민들을 학교나 마을회관 등에 수용했다. 하지만 피난소 시설이 열악한 데다 지역 복구에 적지 않은 기간이 예상되기 때문에 주민을 다른 지자체로 이주시키기로 한 것이다. 아무래도 주민들을 지역별로 함께 이주시키는 것이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집단이주가 결정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까지 전국 국가 공무원 숙소 및 공영주택 등 총 4만2000채를 피난처로 확보했다. 오사카(大阪) 등 전국 지자체들 역시 지역 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피해 주민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피해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고향을 떠나는 것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다. 특히 다른 현으로 이주하려는 희망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가설주택을 짓는 몇 달 동안만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와테현의 경우 가장 피해가 컸던 가마이시(釜石)시, 오쓰치(大槌)시, 야마다(山田)초 등 3개 지자체 피난민 1만7000여명을 위해 인근 지자체 여관 등에 9500개의 방을 확보했다. 하지만 희망자는 460명에 그쳤다. 이들 지자체 관계자는 “강제 사항이 아니다”면서도 노인과 어린이가 있는 세대에 대해선 집단이주를 권고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