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주민에 돌팔매 맞는 꿈꾼다 말해”… 故 정주영 방북때 비화 공개

입력 2011-03-27 21:39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북한 주민들로부터 돌팔매를 당하는 꿈을 꾼다”고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의 6남인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27일 녹화 방송된 MBC ‘일요인터뷰’에서 정 명예회장이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소떼 방북’을 하면서 김 위원장과 나눴던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한번은 김 위원장이 ‘내가 어디를 가든 주민들이 많이 나와서 환영을 하지만 실제로는 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돌을 던지는 첫 번째가 미국 사람이고 둘째가 남한, 셋째는 북한 주민이라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는 김 위원장 본인이 북한 현실이 절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잘되려면 김 위원장과 대화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정운찬 전 총리가 제안해 논란이 된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 정 전 대표는 “민간인 위원회가 대기업에 순서를 매겨서 세제혜택을 준다는 것이 문제”라며 “제도를 도입하려면 정부가 솔직하고 용감하게 해야지, 민간인 위원회의 이름을 빌리는 것은 구차해 보인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또 “(대선) 준비는 항상 잘하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국회 한미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인 정 전 대표는 지난 21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29일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서 ‘한국의 새로운 안보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