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이 불임 원인? 오해를 버려라
입력 2011-03-27 18:01
우리나라 35세 이상 여성의 20∼3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질병인 자궁근종. 그런데 자궁근종이 불임이나 유산의 원인이 되고 출산 시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며 걱정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생겼다고 임신이나 자연분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유광사여성병원 유상욱 불임(난임)센터 소장은 27일 “자궁근종이 있으면 임신 중 유산이나 조산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근종이 자궁내막(자궁 안쪽의 점액질 막)에 존재하고 10㎝ 이상 돼 태아를 압박하지 않는 한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근종의 80%는 자궁 바깥에 생긴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또 근종이 자궁경부(자궁 입구)나 산도(태아가 모체 밖으로 나올 때 지나는 길)를 막고 있거나 둔위(태아 머리가 아래쪽 정상 방향이 아닐 때)같은 태아위치 이상을 일으켰을 경우엔 제왕절개를 하지만 그외에는 자연분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근종이 무조건 불임(난임)의 원인이라는 생각도 대표적 오해 중 하나. 근종이 나팔관을 압박해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착상에는 문제가 없다.
현재 의료계는 임신 중에는 자궁 손상과 유산 가능성 때문에 근종제거 수술을 금기시하고 있다. 그러나 근종이 있어도 임신 중 출혈이나 통증이 약간 더 심할 뿐 몸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고 출산에도 지장이 없다. 출산 후 복강경을 통한 자궁근종절제술, 고주파열 치료 등을 통해 근종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복강경 자궁근종절제술은 개복할 필요 없이 배에 조그만 구멍을 2∼3개 정도 뚫고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기구를 삽입해 진행하는 수술로, 문제가 되는 근종만을 잘라내기 때문에 3개월 정도면 자궁 기능이 회복돼 재임신도 가능하다.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 이상 분비와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등이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평소 △생리량이 많고 덩어리감 △생리 기간 외에도 출혈 다량 △하복부에 딱딱한 혹이 만져짐 △생리통과 상관없는 골반,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봐야 한다. 30세 이상 여성은 매년 1회씩 정기적으로 자궁암 검사를 통해 자궁근종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