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경기 금융위기 이후 최악
입력 2011-03-25 18:43
고물가에다 일본 대지진 등 안팎의 경제 악재로 소비자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0%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전국 2091가구를 대상으로 ‘2011년 3월 소비자동향지수’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심리지수가 98로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 4월(98) 이후 최저치였다. 또 전월 대비 하락폭은 2008년 10월의 8포인트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각종 소비자동향지수(CSI)도 일제히 추락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생활형편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는 7포인트 떨어진 82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CSI가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64로 18포인트 급락하면서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락폭은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 폭이다. 향후 경기전망 CSI도 75로 비관적이었다.
6개월 후의 생활형편전망 CSI는 9포인트 떨어진 87로 2009년 3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95로 5포인트 떨어지면서 100을 밑돌았으며 소비지출전망 CSI는 109로 3포인트 하락했다.
물가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로 2009년 6월의 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43.9%는 향후 물가상승률이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난과 저축은행 부실, 구제역, 유가 및 물가 상승 등으로 위축되기 시작한 소비심리가 최근 리비아 사태 등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정정불안과 일본 대지진 등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