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일촉즉발 긴장감… 살레 대통령 “시위대와 정면대결” 선언
입력 2011-03-26 00:34
예멘 정국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시위대는 25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살레는 24일(현지시간) 예멘 국영TV로 중계된 군 및 경찰 간부 회의에서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예멘의 치안과 독립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위대를 향해서도 “은행을 털고 군 기지를 공격하려는 자들”이라면서 “그들과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살레는 최근 정적(政敵)으로 떠오른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소장과 비공식 회동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살레는 권력을 부통령이나 과도위원회에 넘기라는 아흐마르 소장의 제안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정부 시위대는 여전히 살레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태도여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현재 수도 사나 및 지방 도시엔 살레 측 정부군과 정부군에서 이탈한 장성들이 이끄는 병력이 대치 중이다. 남동부 무칼라 지역에선 양측 간 전투가 벌어져 3명이 다쳤다.
시위대 중 청년그룹은 살레의 즉각 퇴진 이외에도 개헌과 의회 해산, 정보기관 해체 등 새로운 요구안을 들고 나왔다.
북부 도시 사다에서는 반정부 세력이 도시를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살레에 반대하는 후티족이 시 경찰 및 정부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두바이 경찰은 터키에서 사다 지역으로 향하던 화물에서 소총 1만6000정을 발견해 압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정부가 25일 금요 기도를 마치고 행진하던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인권운동가는 “다라로 향하려던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48년 만의 비상사태법 철폐, 체포된 반정부 인사 석방 등 유화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100명 이상이 숨진 23일 다라 지역 유혈사태 책임을 회피해 시위대의 반감을 샀다. 미국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의 폭력 진압을 비난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