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세슘 왜 무섭나… 반감기 30년 음식 통해 축적 세포 죽이고 돌연변이 유발
입력 2011-03-25 21:59
일본 도쿄에서 재배된 채소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Cs)이 처음 검출되면서 세슘의 위험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사능 낙진의 영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세슘 137은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공물질이다. 세슘 137은 반감기(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가 30년으로 길어 환경 내에 잔류하면서 생물체에 축적된다. 따라서 채소나 생선, 육류 등의 음식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옛 소련 체르노빌 사고에 의한 영향 조사에서도 세슘 137은 물고기와 우유에서 장기적으로 많은 양이 관찰된 바 있다. 같은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131이 주로 갑상선에 축적되는 데 반해 세슘 137은 근육에 쌓인다. 많은 양이 축적되면 돌연변이, 암 발생, 세포 사멸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요오드 131은 반감기가 8일 정도여서 환경 내 축적에 따른 장기적 영향은 비교적 적다. 공기를 통한 직접 흡입과 오염된 물, 식품 등의 섭취로 인해 인체가 단기적인 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조성기 박사(방사선생명과학회장)는 “몸에 흡수된 방사성 물질은 인체의 작용에 의해 지속적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실제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유효 반감기’는 세슘 137의 경우 70일 정도로, 요오드 131은 4일로 짧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성 물질의 허용 기준치는 인체에 실제로 작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에 비해 훨씬 적은 양으로 설정된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예를 들어 대략적인 허용 기준치에 해당하는 세슘 137이 함유된 수돗물을 마시고 이 물에 함유된 방사선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한 사람이 1년간 대략 1000t을 마셔야 하고 우유와 시금치는 100t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슘 137이 인체에 다량 축적됐거나 축적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프러시안블루’ 같은 약품 복용을 통해 배출을 증가시켜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