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1주년] ‘3·26 기관총’ 기증… 아들의 꿈 대신 피웠다

입력 2011-03-25 19:17

④ 소모적 국론 분열 이제는 그만

25일 오전 11시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소속 영주함에서 ‘3·26 기관총 기증식’이 열렸다. 3·26 기관총은 지난해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숨진 고(故) 민평기 해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68)씨가 기탁한 성금으로 마련됐다.

해군은 ‘3·26 기관총’이라는 글귀가 왼쪽 몸통에 선명하게 쓰인 기관총을 영주함에 장착했다. 이 기관총은 2함대 소속 초계함에 2정씩 모두 18정이 장착된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윤씨에게 모형 기관총을 전달하며 “캄캄한 심연의 바다 밑에서도 마지막까지 조국을 염려했던 아들의 못 다한 꿈을 대신 이루고자 하는 한 어머니의 고귀한 뜻을 잘 받들겠다”며 “민 상사를 포함한 천안함 46용사의 호국혼이 ‘3·26 기관총’으로 부활하는 의미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기증식에 참석한 200여명의 해군 장병들은 “전우들이 사수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우리가 사수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윤씨는 지난해 6월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1억원이 적지만 무기 구입에 사용해 우리 영해와 영토를 침범하는 적을 응징해 달라”며 민 상사의 사망보상금 1억원을 기탁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중소기업 직원들이 성금 898만8000원을 윤씨에게 보냈으며, 윤씨는 이 성금도 2함대에 기탁했다.

해군은 윤씨의 기탁 취지를 살려 반영구적이며 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K-6 기관총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장병들은 ‘민평기 기관총’이라고 명명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기관총은 구경 12.7㎜로 최대 사거리는 6700여m, 분당 최대 600발 발사가 가능하다. 근접 공격 및 방어에 주로 사용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