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데이트-서울패션아티스트협 신장경 회장] “예산 줄어 행사규모 축소… 지원방식 개선돼야”
입력 2011-03-25 17:31
“대형화하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려고 합니다.”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신장경(56) 회장은 25일 제42회 스파서울컬렉션은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살롱쇼 형태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 발족한 SFAA는 그해 11월 제1회 컬렉션을 한 이후 연 2회씩 정기적으로 컬렉션을 열어왔으며, 일반인에게 개방해왔다. 신 회장은 “본래 컬렉션이 바이어와 프레스(기자), 패션 관계자들만이 참석하는 것”이라면서도 “스파서울컬렉션이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유가 있다는 뉘앙스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롯데백화점이 후원하지만 예년에 비해 그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신 회장은 예산축소와 관련, “패션을 아직도 사치풍조나 조장하는 것으로 보는 공무원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예산 부족으로 컬렉션 규모까지 축소하면서 서울패션위크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패션위크는 무대장치, 모델, 홍보, 국내외 바이어 초청 등 모든 하드웨어를 참가 디자이너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SFAA 회원들은 이 땅에 컬렉션을 도입해 자비로 키워 왔습니다. 한국 최정상급 디자이너들에게 심사를 받으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신 회장은 기성복을 소개하는 세계 어느 컬렉션도 참가희망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심사하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활동기간, 컬렉션 횟수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통과한 디자이너에게만 서울패션위크 참여기회를 주고 있다. 패션가에선 심사제도 자체와 함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정부가 패션 산업 부흥을 위해 예산지원 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그 방법이 문제”라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SFAA, KFDA, 뉴에이브인서울 등 각 단체별로 컬렉션을 해왔다.
SFAA 11대 회장으로 지난 14일 취임한 그는 스스로를 ‘한국 패션계의 이단아’라고 소개했다. 중앙대 무용학과를 중퇴한 무용학도로, 패션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78년 서울 대현동 이대입구에 의상실을 연 그는 “전문가들이 쓰는 용어는 사전을 찾아가면서, 실무는 어깨너머로 익혔다”고 털어놓았다. “스케치를 하면 옷이 되어 나오는 게 신기했다”는 왕초보 디자이너였지만 그가 디자인한 옷은 남대문에 ‘카피’가 돌만큼 인기였다. 79년 쇼윈도를 보고 찾아 들어온 기자의 제안으로 여성지에 재킷 특집을 게재,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81년 윤복희 전영록 구창모 등 당대의 인기스타가 출연하는 패션쇼를 한 다음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때 사치 및 과소비조장업체 단속기간에 쇼를 했다고 적발된 것이었죠. 우습죠. 그런데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으니….”
8월 중국 광저우에 3개의 매장을 열게 됐다는 신 회장은 SFAA의 중국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