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100주년 기념 ‘인문학 강좌’ 르포… 석학 릴레이 강좌에 학생·주민은 ‘열공 중’

입력 2011-03-25 17:25


‘금요일마다 찾아오는 지적 행복’

25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서울신학대학교로 향하는 길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인문학 강좌 강사로 나선다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학교 강당에 도착하자 교수와 학생, 교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한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강좌를 맡은 정 전 국무총리가 무대에 오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역특성상 인문학 강좌가 드문 데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유명 석학들이 강사로 나섰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한국의 발전 요인과 성장 동력, 21세기 한국사회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훌륭한 우방의 도움과 교육열, ‘할 수 있다’는 투쟁정신”이라면서 “한국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갖고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국제사회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문학 강좌는 지난해 9월 제16대 총장에 취임한 유석성 교수의 핵심 사업이다. ‘진정한 교육이란 지성과 영성, 덕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열리는 인문학 강좌를 두고 교계와 사회의 평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유 총장은 “한국 최고 수준 석학들의 강연은 학문과 교양, 인성의 기초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신학과 인문학의 소통을 가져오고 21세기형 지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렸던 1기 인문학 강좌에선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동길 전 연세대 부총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 등이 강사로 나섰는데 10회 강좌에 4만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1일 시작된 2기 강좌에서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강사로 나서 통로까지 청중이 앉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김진옥(58·여)씨는 “광명에 살고 있는데 교회에 나가진 않지만 인문학 강좌를 한다는 광고를 보고 왔다”면서 “건전한 상식을 위해선 체력과 위기극복 능력, 창의성, 담대함, 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강사의 말씀에 적극 공감했으며 계속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소리(20·교회음악과1)씨는 “인문학 강좌의 장점은 쉽고도 유익하다는 것”이라며 “지역사회를 위한 색다른 강좌를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6월 3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강좌에는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과 백종현(서울대) 박정하(성균관대) 오석원(성균관대) 교수,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강사로 나선다(stu.ac.kr).

부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