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다국적군 “하늘엔 평화”… 카다피군 “땅에선 전투”

입력 2011-03-24 21:25

다국적군은 23일 밤(현지시간) 5차 공습을 했고, 리비아 영공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다음 목표로 리비아 정부군을 겨냥하고 있다. 정부군이 민간인을 계속 공격하면서 리비아 주요 도시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

◇다음 목표는 지상군=이날 트리폴리에서 여덟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다국적군이 트리폴리 시내 군부대를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지난 3일간 공습으로 리비아 정부군 장갑차 12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레그 배그웰 영국 공군 소장은 “리비아 공군은 전투부대로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국적군이 리비아 영공의 완전 장악을 자신했다.

다국적군은 다음 목표를 리비아 지상군으로 설정하고 있다. 배그웰 소장은 “정부군이 민간인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면 우리는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다국적군이 리비아 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지상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리비아 공습작전에 종료 시점은 따로 없다”면서 “작전이 2∼3주 안에 끝날 거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리비아 인도주의적 위기”=리비아 주요 도시에 대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리비아 동부에는 구호단체가 보낸 2만t의 음식과 구호품이 있지만 리비아 정부가 유출을 막고 있다. 미스라타 지역의 한 병원 의사는 “환자들이 병원 바닥에서 치료받고 있고 의약품과 물은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다국적군의 트리폴리 공습 이후 주민들이 외신 기자들에게 카다피를 비난하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주민들은 카다피 친위대가 순찰하는데도 “리비아인의 진짜 감정을 알고 싶으면 반군 지역을 가보라”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다국적군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성공했지만 카다피 군대가 민간인을 탱크와 저격수로 위협하는 행위를 막거나, 동부의 전략 요충지에서 후퇴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적했다. 정부군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튀니지와 이집트를 향한 난민이 33만5600명을 넘어섰다고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이 밝혔다.

영국은 오는 29일 나토 회원국, 아랍연맹(AL), 아프리카연합(AU) 등 리비아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와 단체 대표로 구성된 접촉그룹 회의를 개최한다. 작전지휘권 이양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