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군사작전 목표 도대체 뭐냐”… 美공화 베이너 하원의장, 오바마에 공개 질문
입력 2011-03-24 19:01
미국 정치권이 미 주도의 리비아 군사작전을 정치 이슈화할 움직임이다.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2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도대체 리비아 군사작전의 목표가 뭐냐”고 따져 묻는 공개 서신을 보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서열 1위인 베이너 의장이 ‘어정쩡한’ 군사작전에 해명을 촉구하는 공개 질문을 던짐으로써 오바마 정권의 리비아 전략에 불신을 드러냈다.
하원의장실이 공개한 서신은 “작전 목표가 뭐고, 국가안보적 이익은 뭔가. 또 그게 중동 정책에 부합되는 것인가”라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다피가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베이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리비아 정권교체까지 용인한 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군사작전 이후에도 카다피의 정권 유지를 용납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카다피를 제거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특히 그는 “유엔 결의가 미국의 정치·군사전략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왜 카다피 축출이라는 미국의 정책목표 및 국가 이해와 일치하지도 않는 유엔 결의 이행을 위해 움직이고 있느냐”고 따졌다.
베이너 의장은 “리비아 사태의 성공을 뭘로 생각하느냐”고 물으면서 리비아 작전 범위와 대상, 목표에 대한 분명한 평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국민에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군사작전을 놓고 정치권 인사들이 각자의 시각과 이해관계에 따라 중구난방식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존 매케인과 린제이 그라함 상원의원 등 많은 의원이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신속하고 적극적인 군사 개입을 촉구해 왔었다. 그러나 외교위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이나 론 폴 하원의원 등은 군사 개입이 미국에 부담을 줄 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선 해리 리드, 존 케리 상원의원 등이 적극 지지했으나, 다수 의원들은 의회의 승인 없는 군사 개입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군사공격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언론 보도에 “(군사 개입 결정이) 매우 사려 깊은 과정이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결정했다”면서 “그 얘기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도설을 부인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