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산물 수입↓ 미역·다시마 주문↑… 日지진 이후 부산항 물동량 ‘지각변동’
입력 2011-03-24 18:33
일본의 방사능 공포로 부산항을 통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반면 국내산 미역·다시마 주문량은 국내외에서 폭주하고 있다.
24일 부산시와 부산세관 등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산항으로 수입된 일본 수산물은 1207t(364만5000달러)으로 지진발생 이전 1∼10일 2659t(843만1000달러)에 비해 수입량은 55%, 금액은 57% 감소하면서 ‘반토막’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활어가 50% 줄었고 선어가 29% 감소했다. 냉동수산물은 65%, 생선살은 90% 가까이 급감했다.
부산항으로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이 유통되는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이날 거래된 일본산 선어는 33.3t으로, 21일 98.5t의 3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살아있는 멍게와 가리비는 상장된 물량 자체가 없었다. 세관 관계자는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역과 다시마에 포함된 ‘요오드’와 ‘후코이단’ 성분이 방사성 물질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부산 특산품인 기장미역과 다시마의 주문량이 국내외에서 배 이상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군 일광면 C업체 관계자는 “최근 국내 농협과 대리점은 물론 일본지역에서의 미역과 다시마 주문량이 평소의 배 이상인 하루 평균 1.3t으로 늘었다”며 “물량을 맞추기 위해 휴일도 없이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라대 하배진(식품영양학) 교수는 “미역과 다시마에는 요오드와 후코이단 성분이 포함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질환 예방과 항균·항암효과가 있다”며 “최근 실험에서도 방사성 물질 억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본은 물론 과거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관계가 깊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등의 국가에서도 주민들이 요오드 정제와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 구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군 일대 100여 농가는 연간 미역 1만7000t, 다시마 1만5000t 등을 생산해 2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공업체는 10여곳으로 대부분 농협과 대리점을 통해 국내에 공급하고 20%를 일본을 비롯, 동남아에 수출하고 있다. 기장군은 최근 “일본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재건에 힘을 보태겠다”며 일본 지바시에 기장미역 1t(1억원 상당)을 전달했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