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주성 있음에… 동부 자신만만

입력 2011-03-24 18:2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가 25일 원주 동부와 창원 LG의 경기로 그 대단원의 막이 열린다. 일단 전문가들은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한 동부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LG 농구의 특징인 공격력이 제대로 살아난다면 또 다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동부는 수비의 팀이다. 구기 종목 속설에 “공격력은 믿을 게 못된다. 수비는 기복이 없다”는 말이 있다. 동부는 올 시즌 ‘질식 수비’로 상위권에 오른 팀이다. 정규리그 평균 실점이 70.1점으로 가장 작다. 동부의 힘은 뭐니뭐니해도 김주성이다. 김주성은 흔히 말하는 ‘타짜’다.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서는 걸출한 선수 한 명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달라진다. 김주성은 로드 벤슨, 윤호영과 함께 동부 수비의 핵심인 ‘트리플 타워’의 중심에 있다. 양 팀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김주성이 있는 동부의 3연승이었다. 정규리그에서도 동부는 상대 전적에서 LG에 4승2패로 앞섰다.

동부는 정규리그에서도 김주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졌다. 동부는 올 초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와 3강을 형성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넘봤지만 설 연휴를 전후해 김주성이 부상에서 빠지면서 4위까지 팀 순위가 추락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이를 감안, 정규리그에서 4위가 확정된 후 김주성의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많은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다. 강 감독은 “큰 경기나 우승 경험이 있는 김주성이 우리팀의 키 플레이어”라며 “우승을 해본 선수가 아무래도 큰 경기에서 활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내리 3연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4강 문턱에서 주저앉은 LG는 올해 복수를 노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문태영이 있다. 정규리그 득점 2위인 문태영은 어느 경기에서나 20득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또 강대협, 기승호, 한정원 등 수비와 함께 외곽 슛 능력을 보유한 선수가 많다. LG는 문태영이 정규리그와 같은 활약을 펼치고, 나머지 선수들이 외곽슛을 적시에 꽂아준다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상대팀 동부는 이번 시즌 3점슛 성공 개수와 정확도에서 모두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라는 약점이 있다. LG 강을준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걸출한 스타의 보유 여부와 함께 누구 한 명이 미쳐야 이긴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미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과연 김주성의 동부와 문태영의 LG. 두 팀 중 어느 팀이 자신들의 강점인 수비력과 공격력을 살려 최종 승자가 될 지 관심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