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 주민 저지로 첫 무산… 北 조준사격 위협 탓

입력 2011-03-24 21:32

북측에 ‘삐라’를 살포하려는 대북 단체들의 움직임이 현지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4일 경찰과 현지 주민 등에 따르면 ‘대북풍선단’ 이민복 단장 일행이 지난 18일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에서 비공개로 전단을 뿌리려다 주민 20여명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이 단장 일행은 전단 살포를 계속하려 했지만 주민들과의 충돌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지역에서 주민들의 실력 저지로 대북전단 살포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원 주민들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전단 살포가 자칫 북한의 포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 주민은 “철원 대마리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 전략촌이다.

그동안 대북전단 살포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만큼 전단 살포를 강행할 경우 물리력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북한이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를 조준 사격하겠다고 위협한 뒤 파주 주민들은 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탈북자 단체에 자제를 공식 요청하는 등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살포 행사는 행사를 주관하는 보수단체 간부의 모친이 살해되면서 무산됐었다.

한편 탈북자 단체들이 천안함 1주기를 맞아 25∼26일 이틀간 북한의 조준사격 위협에도 백령도에서 전단을 날려보낼 예정이어서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