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질 것 같지않다” 자신감이 무기… 삼성화재, 게임 고비마다 흐름 바꿔
입력 2011-03-24 18:25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에 유독 강한 이유는 뭘까. 양 팀 선수를 1대1로 맞비교 했을 때 외국인선수 가빈만 현대캐피탈의 소토 보다 돋보일뿐 나머지 선수들은 아무리 봐도 삼성화재가 나은 구석은 보이지 않는다. 용병을 뺀 국내선수들의 기량과 힘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최강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지난 해 컵대회서 현대캐피탈이 토종들만으로 우승한 게 좋은 예다.
하지만 막상 양 팀이 맞짱을 뜨면 사정이 달라진다. 삼성화재 선수는 펄펄 나는 반면 현대캐피탈은 조직력이 무너지며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한다.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시즌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현대캐피탈은 홈코트의 잇점과 컨디션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0대 3으로 완패했다. 이날 삼성화재의 승인은 신치용 감독의 말처럼 1세트 듀스에서 보여준 막판 집중력과 정신력에서 상대를 압도한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1세트에서 15-19에서 포기하지 않고 듀스를 만들고 29-29까지 끌고가 박철우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승,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삼성화재의 이 같은 집중력은 역대 전적에서 드러나듯 상대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정규리그 역대 상대전적에서 삼성화재는 올 시즌 4승1패를 포함, 28승1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삼성화재가 44승25패로 앞서고 있다. 삼성화재 고희진은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진다는 생각이 안든다”며 스페셜리스트로 자신을 선뜻 지목하기도 했다.
전술면에서도 현대캐피탈은 자신의 강점인 센터진을 다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양 팀간 올 시즌 정규리그 5경기를 분석해보면 현대캐피탈이 서브와 리시브에서 수치상 앞서고 있다. 삼성화재를 만나면 서브의 우위를 살리지만 상대는 어렵게 받아내고도 높은 공격성공률로 쉽게 득점을 따낸다. 바로 가빈이란 강력한 공격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리시브는 잘 되지만 문성민과 소토의 공격성공률이 가빈에 비해 낮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현대캐피탈은 결국 이선규, 윤봉우, 한상길 등 센터진을 활용한 속공의 비중을 높여 양 날개의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수 밖에 없다. 어차피 문성민·소토가 가빈·박철우와의 양 날개 대결에서 열세에 있다면 또 다른 강점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