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 3월 25일 온두라스전… ‘박주영 시프트’ 완성한다
입력 2011-03-24 18:25
‘박지성 시프트에서 이제는 박주영 시프트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은퇴하기 전 ‘박지성 시프트’라는 용어가 있었다. 박지성의 움직임에 따라 ‘태극호’의 포메이션은 변했다. 박지성은 대표팀 시절 왼쪽 날개나 처진 스트라이커로 이동하며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다. 한 개의 포지션이 아니라 여러 개의 포지션을 소화해 내는 멀티 플레이어 박지성이었기에 가능했다.
박지성이 은퇴하면서 그 역할을 이제는 새로운 ‘캡틴’ 박주영(26·AS모나코)이 해내고 있다. 실험 무대는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올해 첫 안방 A매치인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팀 훈련에서 박주영을 세 가지 포지션에 번갈아가면서 기용했다. 처음에는 왼쪽 측면 날개로 기용하더니 이어 처진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겼고 나중에는 원톱 스트라이커로 이동했다.
박주영의 주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원톱 스트라이커로 활약했고 모나코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있다. 그러나 박지성이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샛별’ 지동원(전남)이 등장하면서 달라졌다. 지동원이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4골을 기록하며 국제용 스트라이커로 성장하면서 박주영은 시급한 박지성의 공백을 메우는 데 주력했다. 박지성이 그랬듯 박주영도 포지션을 파괴하는 전천후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지난 2월 초 터키전부터 첫 가동한 ‘박주영 시프트’는 온두라스전에서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받는다.박주영은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하지만 지동원이 후반에 투입되면 왼쪽 날개와 처진 스트라이커를 번갈아 맡아 팀 공격을 주도할 예정이다.
조 감독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은 어떤 포지션도 잘 소화할 수 있다. 축구에 대한 이해력이 풍부한 선수다. 우리 팀이 힘든 상황에서 어떤 포지션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온두라스전이 A매치 50경기 째인 박주영은 “어떤 포지션을 맡아도 선수들은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남미 온두라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8위로 한국(29위)보다 9계단이 낮다. 한국과는 1994년 6월11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한 차례 만났는데 당시 고정운과 황선홍, 김주성의 연속골로 3대0으로 한국이 완승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