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乙, 손학규 대타 누구?… 상황에 따라 孫이 나올수도

입력 2011-03-24 22:07

민주당 손학규 대표 측이 다음달 27일 치러지는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승리할 만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신경민 전 MBC 앵커가 거론된다. 손 대표의 특보단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24일 “당이 새로운 인물을 계속 접촉하고 있다”면서 “신 전 앵커와도 접촉하고 있고, 본인이 생각이 없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7·28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신 전 앵커가 고민 끝에 출마를 접었던 사례에 비춰볼 때 분당을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신 전 앵커가 OK하면 당으로서도 좋겠지만 논의가 진전되지는 않고 있다”며 “깜짝 카드가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단 민주당은 분당을 후보 결정을 가급적 늦춰 한나라당 후보가 정해지는 것을 보고 ‘맞춤형 카드’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손 대표도 거론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 2∼3명을 은밀히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불리한 곳에 야당이 먼저 후보를 내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며 “여당 후보가 정해진 뒤 우리가 생각하는 인물을 한 명씩 비교해 보고 결정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강원도지사나 경남 김해을 선거가 불리해질 경우 손 대표 출마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정운찬 전 총리 카드를 들고 나오면 민주당에선 손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한편 신학용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문학진 의원을 향해 “원래부터 손 대표에게 그다지 우호적인 편은 아니었다”며 “(문 의원이) 손학규 개인의 지지율까지 걱정해주는 건 어색하지 않으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문 의원은 “오히려 신 의원의 발언이 좀 무책임한 것 같다”며 “손 대표 말고는 다른 카드가 없다”고 맞섰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