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도쿄 등 수도권 곳곳 생수 사재기… 정수장 요오드 기준치 초과

입력 2011-03-24 21:26

일본 도쿄도에 이어 인근 사이타마(埼玉)현과 지바(千葉)현에서도 정수장 수돗물에서 유아 음용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I)가 검출돼 식수 공포가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바현은 24일 마쓰도(松戶)시 정수장 2곳에서 수돗물 ㎏당 방사성 요오드가 각각 200Bq(베크렐)과 180Bq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사이타마현도 가와구치(川口)시 정수장 1곳에서 방사성 요오드 120Bq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이 정한 기준치는 성인의 경우 ㎏당 300Bq이고, 유아는 100Bq이다.

방사능 수돗물 공포가 확산되면서 수도권에선 생수 사재기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생수를 확보하지 못한 시민 중엔 물 대신 녹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상당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쿄도 보육원들 중엔 생수 부족으로 아이들에게 음료를 집에서 가져올 것을 당부하는 곳도 있다.

전날 한 살 미만 아이들에게 수돗물을 먹이지 말라고 권고했던 도쿄도는 이날 “210Bq이 검출됐던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의 요오드 검출치가 79Bq로 떨어지는 등 모든 정수장이 기준치를 밑돈다”며 수돗물 섭취 제한을 해제했다.

하지만 이날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배수구 부근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법정 한도를 146.9배 초과한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 그리고 5·6호기 부근에선 법정 한도의 66.6배나 되는 요오드 131과 21.4배나 되는 세슘 137이 검출되는 등 방사능 공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도쿄도는 전날 밤에 이어 유아가 있는 가정에 생수를 공급했다. 도쿄도는 23개 구와 다마(多摩) 지역 5개 시에 유아 8만명분의 생수(550㎖) 24만병을 보냈다. 유아 1명당 3병으로, 이번 지진으로 도쿄도로 대피한 유아까지 포함시켰다.

한편 일본 식료품을 수입금지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전날 미국과 이탈리아가 일본 후쿠시마현과 인근 지역의 유제품과 채소, 과일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조치한 데 이어 호주, 홍콩, 싱가포르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