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안 통과 ‘개포택지개발지구’ 가보니… 하룻밤새 3천만원↑ 매물 쏙 들어가
입력 2011-03-24 21:09
“나와 있던 매물이 싹 들어갔어요.” 24일 서울 개포동 부동산 중개업소 여러 곳에 “개포주공 매물이 있느냐”고 묻자 한결같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개포택지개발지구 재정비안이 23일 통과된 이후 이 지역 아파트 호가가 일제히 올랐다. 하지만 시장에 나온 물건이 없어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35㎡)는 지난 1월 6억75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까지도 6억8000만∼6억9000만원 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하지만 재건축안 통과 직후 호가가 7억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같은 단지 42㎡도 8억원 선에서 8억3000만원 정도로 올랐고, 8억원대 후반에서 거래됐던 3단지 43㎡는 9억원을 넘어섰다.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요 근래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거래가 조금씩 됐는데 어제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물건을 다 회수해버렸다”면서 “다들 크기에 따라 2000∼3000만원씩 더 받고 싶은 눈치”라고 말했다.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도 “거래가 되질 않았으니 거래가격이 얼마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매도자는 상승 기대감에 급히 값을 올리고 매수자는 갑작스런 호가 상승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재정비안 통과 직후인 탓에 당장 거래가 이뤄지진 않지만 한두 달 시차를 두고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은 많다. 특히 강남지역은 3·22 부동산 대책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최대 15% 포인트 확대됐고 취득세 인하 혜택도 볼 수 있다. 여기에 개포 재건축이 기름을 부을 것이란 전망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소장은 “계속 보류됐던 개포 지역 재정비안이 통과되면서 재건축·재개발 물꼬가 트였다”면서 “연쇄적인 분위기 상승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재건축 단지 값이 언제 오를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단지별 시차가 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송파구의 가락시영아파트는 재건축에 반대하는 조합원이 낸 행정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은데다 현재 2종 일반주거지인 용도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로 바꾸는 ‘종 상향’ 문제도 남아있다. 강동 고덕주공단지도 추가비용 부담 없이 넓힐 수 있는 아파트 면적 비율인 ‘무상지분율’을 놓고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아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별 상황이 제각각이다 보니 개포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인한 가격 상승 효과는 차등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