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어디로 가는가’ 펴낸 최성우 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입력 2011-03-24 17:37


“과학이 없으면 살기 힘든데… 현대인 몰이해 위험수준”

과학기술은 현대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최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고 방사능이 유출하면서 원전의 안전문제가 전 세계 이슈로 떠오른 일은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어디 이 뿐인가. 바로 얼마 전 발생한 디도스 공격은 일반인들의 PC는 물론이고 청와대 홈페이지까지 마비시키며 대한민국을 긴장시켰다. 2008년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여부에 대한 논란은 촛불시위를 불러 일으켰다. 또 애플의 아이폰에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은 세계적으로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과학이 우리 실생활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치는데도 대중의 과학에 대한 관심은 황당하리만치 낮다는 것을 지적한 신간 ‘과학은 어디로 가는가’(도서출판 이순)가 출간됐다. 저자인 최성우(48)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은 2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에 대한 현대인들의 몰이해가 위험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이를 경고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이 없는 세상을 한 번 상상해보세요. 당장 인터넷 못하죠, TV 못 보죠, 자동차도 못 타겠네요. 아예 의식주 자체를 해결하기 힘들 겁니다. 과학은 정말 중요합니다. 근데 대중들은 과학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으로 치부하니 답답하죠. 과학자들도 사회문제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요. 인류의 생존과 과학의 간극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과학을 등한시해선 안 됩니다.”

최 위원은 책에서 화석 연료 고갈이나 차세대 에너지 대안,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논란, 지구온난화 논쟁 등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로 인해 발생했던 이슈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인류가 과학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길을 제시한다. 그는 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과학의 진실과 거짓을 소상히 밝히고 대중의 과학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틈타 ‘한 건’ 올리려고 했던 일부 과학자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1911년 영국 필트다운 화석 발견부터 중세 연금술, 최근의 ‘황우석 사태’에 이르까지, 조작으로 판명된 다양한 사례를 거론한다.

저자는 특히 외부에서 동력을 공급하지 않아도 스스로 영원히 움직이는 장치, 즉 영구기관을 둘러싸고 일부 과학자들이 대중을 현혹시킨 일이 현재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꼬집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배운 중학생들이라면 영구기관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잘 압니다. 그런데도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며 특허를 요청하는 일이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어요. 유력 정치인들까지 나서 이를 홍보하거나 심지어 개발자라는 사람이 장관상을 받는 일이 허다하니 쓴웃음이 나오지요.”

최 위원은 “현대인들은 가벼운 것에 집착하고 과학기술을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풍조가 지속될 경우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