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가족·군무원 8만7천명 한국·괌 이동”
입력 2011-03-24 04:52
주한미군이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 우려로 주일미군과 그 가족들이 한국으로 철수할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23일 “주일미군 및 가족들의 한국 철수에 대비해 이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경기도 오산과 평택, 대구의 미군기지 등을 이동 예상지로 정하고 관련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군은 일본에서 방사능 유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주일미군 5만5000여명과 가족 및 군무원 3만2000여명을 비상 소개할 계획을 수립했으며, 필요시 한국과 괌 등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상소개 작전이 실시되면 F-22 랩터와 같은 전략자산은 괌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경우 일본과 가깝고, 한반도 유사시 증원될 미군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어 F-16 전투기와 인원이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일미군 중에서는 우선 공군이 철수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 머물 개연성이 크다.
앞서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8일 일본에서 철수하는 미 공무원과 가족들을 위해 우리 국방부 버스 20대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 사령관은 “일본에서 철수하는 미국인들이 한국을 경유하거나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한국에 머물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수송을 위해 오산과 평택 미군기지에 버스를 지원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 17일 미군 가족과 군무원이 원할 경우 일본을 떠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괌 앤더슨 미군기지의 해·공군 합동사령부 대변인은 가나가와현 아쓰기 미 해군기지 제5항공단 소속 병력 1000여명과 항공기가 괌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황일송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