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日 ‘방사능 채소’ 13종… 기준치 최고 164배까지 검출

입력 2011-03-23 22:02


이젠 ‘방사능 쓰나미’… 먹을거리가 없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을 둘러싼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도쿄(東京)도의 정수장 수돗물에서는 유아의 음용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23일 자국민들에게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서 생산된 잎채소(잎을 식용으로 하는 채소) 섭취를 중단하도록 촉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간 총리는 또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이바라키현산(産) 원유(原乳)와 파슬리의 선적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일본 후생보건성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경립채(莖立菜), 브로콜리, 시금치, 양배추, 꽃양배추 등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채소 11종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이미 판매 금지된 시금치와 최근 군마현 조사에서 세슘이 검출됐던 가키나까지 포함하면 ‘방사능 채소’는 모두 13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입과 줄기를 한꺼번에 먹는 시금치와 비슷한 경립채의 경우 세슘134와 세슘137을 합해 기준치의 164배에 해당하는 8만2000베크렐(Bq)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신부동채(信夫冬菜), 산동채(山冬菜), 브로콜리, 양배추, 소송채, 순무, 치지레나, 유채, 홍채태(紅菜苔)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세슘이 발견됐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재해대책특별조치법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 채소와 원유에 대해 출하 제한을 지시할 계획이다. 후생노동성은 “해당 채소와 원유는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당분간 먹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도는 이날 도내 정수장 한 곳의 수돗물에서 ㎏당 210Bq의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 정수장 수돗물은 도쿄 23구와 무사시노시, 마치다시, 다마시. 이나키시, 미타카시에서 이용하고 있다. 도쿄도는 “유아의 음용기준인 100Bq을 초과했다”며 유아가 이 물을 마시지 말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후생노동성은 하루 전인 22일 후쿠시마현 고리야마, 다무라, 미나미소마 등 5개 시에서 ㎏당 100Bq을 초과하는 방사성 요오드를 발견, 해당 시에 대해 유아의 수돗물 섭취를 금지하도록 통보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서쪽으로 40㎞ 떨어진 지점 토양에서 4만Bq 이상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